침묵의 질병

마르판 증후군의 주요 특징과 유전자 검사 안내

zidan05 2025. 4. 8. 08:30

마르판 증후군이란? – 전신에 영향을 주는 유전성 결합조직 질환

 

**마르판 증후군(Marfan Syndrome)**은 **결합조직(connective tissue)**에 이상이 생겨 전신의 여러 기관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성 질환입니다. 결합조직은 뼈, 근육, 인대, 심장, 혈관, 눈, 폐 등 인체 구조와 기능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며, 이 조직에 문제가 생기면 다양한 신체 부위에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마르판 증후군은 상염색체 우성 유전질환으로, 부모 중 한 명이 해당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면 자녀에게 50% 확률로 유전될 수 있습니다.

이 질환은 매우 희귀하지만 알려진 바에 따르면 1만~2만 명 중 한 명의 비율로 발생하며, 환자 개인마다 증상의 정도나 발생 부위가 달라 정확한 진단이 어려운 경우도 많습니다. 특히 마르판 증후군은 키가 크고 팔다리가 비정상적으로 길며, 유연성이 지나치게 좋은 체형적 특성을 보이는 경우가 많아, 외형을 통해 일부 감별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단순히 신체의 외형적 특징에 그치지 않고, 심장 대동맥 확장, 대동맥류, 심장 판막 이상, 망막 탈출증, 폐기종 등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문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조기 진단과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따라서 마르판 증후군은 '단순히 마른 체형'으로 오해되기 쉬운 질환이지만, 전신적인 관리가 필요한 중대한 유전질환임을 인지해야 합니다.

 

마르판 증후군의 주요 증상 – 심혈관부터 시력, 골격까지

 

 

마르판 증후군의 가장 대표적인 증상은 심혈관계 이상입니다. 특히, **대동맥 근위부의 확장과 박리(aortic root dilatation and dissection)**가 주요 위험요소로, 제때 치료받지 않으면 치명적인 심혈관 사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심장 판막 중에서는 **승모판 탈출증(mitral valve prolapse)**과 대동맥판 역류가 흔하게 나타나며, 이는 호흡 곤란이나 피로감, 심부전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골격계 증상도 눈에 띄게 나타나는데, 키가 크고 마른 체형 외에도 **척추측만증(척추가 옆으로 휘는 증상), 가슴 함몰 혹은 돌출, 평발, 관절 과운동성(관절이 지나치게 유연한 상태)**이 동반됩니다. 골격계의 구조적인 문제는 장기적인 통증을 유발하거나 자세 불균형, 운동 기능 저하 등 일상생활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안과 질환으로는 **수정체 이탈(ectopia lentis)**이 가장 전형적으로 나타나며, 이로 인해 시력이 급격히 저하되거나 근시가 심해질 수 있습니다. 또한 망막 박리, 백내장, 녹내장 등 진행성 안질환이 동반될 수 있어 정기적인 안과 진료가 필요합니다.

폐 기능 저하 역시 마르판 증후군의 일부로, 폐기종, 자발성 기흉(폐의 일부분이 터져 공기가 새는 질환) 등이 나타날 수 있으며, 특히 기흉은 반복적으로 재발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이러한 다기관 증상들은 단독으로 나타나기도 하며, 서로 연관되어 악화되기도 하므로 포괄적인 관리가 필수입니다.

마르판 증후군의 주요 특징과 유전자 검사 안내



유전자 검사와 진단 기준 – 마르판 증후군을 정확히 진단하는 법

 

마르판 증후군의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임상 증상 외에도 **유전자 검사(genetic testing)**가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마르판 증후군은 대부분 **FBN1 유전자(Fibrillin-1 gene)**의 돌연변이로 인해 발생하며, 이 유전자는 결합조직의 주요 구성 성분인 '피브릴린-1' 단백질을 만드는 역할을 합니다. 해당 유전자의 돌연변이는 체내 결합조직의 탄성을 떨어뜨리고 약화시키며, 그 결과 다양한 증상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진단에는 **‘간유리 기준(Ghent criteria)’**이라는 국제적 기준이 사용됩니다. 이 기준은 심혈관, 안과, 골격계 증상, 가족력, 유전자 검사 결과 등을 종합하여 점수를 매기며, 일정 점수를 초과한 경우 마르판 증후군으로 진단됩니다. 대동맥 뿌리 확장, 수정체 탈출, 가족력 유무, FBN1 유전자 돌연변이는 핵심 진단 요소로 간주됩니다.

유전자 검사는 혈액을 채취한 뒤 분자유전학적 분석을 통해 돌연변이 여부를 확인하며, 결과는 진단뿐 아니라 가족력 분석, 유전 상담에도 활용됩니다. FBN1 유전자의 변이가 발견되면 동일 유전자를 가진 가족 구성원도 예방적 검진 및 조기 치료가 가능해져, 가족 중심의 관리에 중요한 열쇠가 됩니다.

또한 진단 과정에서는 심장 초음파, 안과 OCT, X-ray 및 MRI 등 다각적인 영상 검사가 병행되어 각 기관의 상태를 종합적으로 평가합니다. 마르판 증후군은 단일 증상보다는 복합적인 징후와 증거를 바탕으로 판단하는 질환이기 때문에, 여러 진료과의 협업이 필요한 질환입니다.

 


치료와 일상관리 – 예후를 좌우하는 조기 대응과 생활 습관

 

현재까지 마르판 증후군을 완전히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은 없지만, 증상을 관리하고 합병증을 예방하는 치료법은 다양하게 존재합니다. 심혈관계 위험을 낮추기 위해 가장 널리 사용되는 약물은 **베타차단제(Beta-blocker)**로, 이는 대동맥의 확장을 억제하고 혈압을 안정화시키는 데 효과적입니다. 최근에는 **앙지오텐신 수용체 차단제(ARB)**도 효과적인 치료제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대동맥의 확장이 심각해지면 **예방적 수술(대동맥 치환술)**이 필요할 수 있으며, 승모판 탈출증이나 심부전이 동반된 경우 판막 수술이 시행되기도 합니다. 안과적인 문제는 안경, 콘택트렌즈 착용 또는 수술로 교정하며, 척추측만증이나 골격계 이상이 심한 경우에는 정형외과적 교정 수술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일상생활에서는 고강도 운동이나 격한 신체 활동을 제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대동맥 압력을 급격히 높이는 활동은 위험하며, 수영, 요가 등 저강도의 유산소 운동이 권장됩니다. 환자 본인뿐 아니라 가족들도 유전 상담을 통해 질환의 특성과 관리 방법을 이해하고, 차세대에 대한 대비를 함께 준비해야 합니다.

마르판 증후군은 초기 진단과 치료만으로 끝나는 질환이 아닙니다. 평생 동안 정기적인 심장 초음파, 안과 검사, 유전자 검진이 필요하며, 의학적 지식과 환자 스스로의 자가 관리 능력이 장기 예후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특히 성장기에는 증상이 빠르게 진행되기 때문에 소아기부터의 전문적인 관리가 매우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