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질병

코츠병(Coats Disease): 한쪽 눈에만 나타나는 희귀 망막질환

zidan05 2025. 4. 8. 06:30

코츠병(Coats Disease)의 정의와 주요 증상

 

코츠병(Coats Disease)은 주로 어린 남아에게 발생하는 드문 망막 질환으로, 한쪽 눈에만 나타나는 편측성 망막 혈관 이상이 특징입니다. 이 질환은 망막의 혈관 구조에 비정상적인 변화가 생기면서 혈액과 지방이 망막층 사이에 누출되고, 이에 따라 망막 박리 또는 실명으로까지 진행될 수 있는 질병입니다.

코츠병은 일반적으로 생후 수개월부터 아동기까지의 소아기(3~10세) 사이에 처음 발견되는 경우가 많으며, 대개 시력 저하, 사시(눈의 정렬 이상), 백색동공(눈동자가 흰색으로 보임) 등의 증상으로 초기 인지됩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시력 변화에 대해 자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보호자의 관찰과 정기적인 안과 검진이 매우 중요합니다.

초기에는 망막 혈관의 일부가 확장되고 누출이 생기면서, 지방질(지질)과 액체가 망막 내로 스며들어 시세포의 기능을 방해합니다. 진행되면 이 누출로 인해 **망막하액(subretinal fluid)이 고이거나 망막 박리(retinal detachment)**가 발생하고, 심한 경우 안구위축 또는 녹내장 등 2차적인 합병증으로 악화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코츠병은 초기에 적절한 진단과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시력을 영구적으로 잃을 수 있는 위험한 희귀질환으로, 조기 발견이 예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코츠병(Coats Disease): 한쪽 눈에만 나타나는 희귀 망막질환



발병 원인과 병태생리

 

코츠병은 유전 질환이 아니며 가족력 없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대부분의 환자가 단독적으로 발생하며, 특정한 환경적 요인이나 감염과의 연관성도 현재까지는 확실히 규명되지 않았습니다. 이 때문에 정확한 원인은 아직도 불분명하지만, 전문가들은 망막 내 혈관 내피세포의 이상으로 인해 혈관벽이 약해지고, 혈액 성분의 누출이 과도하게 발생하는 것이 핵심 병태라고 보고 있습니다.

정상적인 망막혈관은 혈액과 영양분을 망막세포로 전달하면서도, 필요 이상의 물질이 망막 내로 들어가지 않도록 차단하는 '혈액-망막 장벽(Blood-Retinal Barrier)'을 유지합니다. 하지만 코츠병에서는 이 장벽이 파괴되어, 혈장 성분과 지질이 망막층 사이로 스며들며 염증성 병변이 나타나게 됩니다.

망막의 중심인 황반부가 영향을 받을 경우 시력 손실이 더욱 치명적으로 나타날 수 있으며, 황반을 피한 경우라도 장기적으로는 망막층의 구조 변화로 인해 시야 왜곡, 야맹증, 중심 시력 소실 등의 증상이 뒤따를 수 있습니다.

특히, 코츠병은 일반적으로 **한쪽 눈에만 발생(편측성)**하며, 좌우 모두 영향을 받는 경우는 극히 드뭅니다. 이러한 편측성 특성 때문에 증상을 쉽게 간과할 수 있으며, 진행된 후에야 문제를 인식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의학계에서는 다양한 유전자 분석과 세포 수준의 연구를 통해 코츠병의 발생 원인을 밝히려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으며, 앞으로 병태생리의 규명이 치료 기술의 발전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진단 과정과 치료 방법

 

코츠병의 진단은 전문 안과의사의 면밀한 검사와 고해상도 영상 장비를 통해 이루어지며, 주요 검사는 **형광안저촬영(Fluorescein Angiography)**과 **망막 OCT(광간섭단층촬영)**입니다. 형광안저촬영은 특수한 형광색소를 주입하여 망막의 혈류와 혈관 누출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검사이며, 혈관 확장, 미세누출, 비정상적인 신생혈관 등을 선명하게 보여줍니다.

망막 OCT는 망막 단면을 3차원으로 촬영하여 망막 부종, 망막하액, 박리의 정도를 정밀하게 파악할 수 있으며, 질병의 진행 정도와 치료 후 경과 관찰에 필수적인 도구로 활용됩니다.

치료는 질병의 진행 단계에 따라 달라지며, 초기 단계에서는 망막 혈관의 누출을 차단하는 치료가 중심입니다. 대표적인 방법은 **망막광응고술(Laser Photocoagulation)**로, 병변이 있는 비정상 혈관에 레이저를 조사하여 혈관을 막고 추가적인 누출을 방지합니다. 이 치료는 특히 시력이 유지되어 있는 조기 진단 환자에게 매우 효과적입니다.

중등도 이상으로 진행된 경우에는 **냉동치료(Cryotherapy)**가 사용될 수 있으며, 심한 망막 박리가 동반된 경우에는 유리체절제술(Vitrectomy) 등의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 항혈관생성인자(Anti-VEGF) 주사를 병행해 누출과 신생혈관 생성을 억제하는 방법도 고려됩니다.

이처럼 코츠병은 조기 진단과 병변 진행 단계에 맞는 치료가 매우 중요하며, 치료 시기를 놓치면 시력 보존이 어렵거나 안구 적출까지 이르는 경우도 존재하기 때문에 지속적인 관찰과 정기검진이 필수입니다.

 


일상생활과 예후, 사회적 지원

 

코츠병은 치료가 잘 이루어지면 시력 일부를 보존할 수 있지만, 진단 시점과 병변 위치에 따라 영구적인 시력 저하 또는 실명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특히 학령기 아동이 주로 발병 연령층이기 때문에, 시력 저하가 학습 능력, 사회 적응력, 심리 발달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어 조기 개입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한쪽 눈만 영향을 받는 경우라도 양안 시력 차이로 인한 시각 피로, 깊이 인식 장애, 사물의 입체감 저하 등으로 일상생활에서 불편을 겪는 환자들이 많습니다. 따라서 시각 보조기기, 적응 훈련, 교육 현장에서의 개별 지원이 매우 중요합니다. 또한, 시력 손실이 심각할 경우에는 장애 등록을 통해 복지 서비스와 치료비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안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가족과 보호자는 아이의 행동이나 눈동자의 이상, 사시나 눈을 가렸을 때의 반응 등을 면밀히 관찰해 조기에 병원을 방문해야 하며, 환아의 자존감 저하나 심리적 고립감을 방지하기 위해 정서적 지지와 상담 치료도 병행되어야 합니다.

코츠병은 희귀하지만, 조기 진단과 적절한 치료, 그리고 사회적 이해와 복지 지원이 함께 이루어진다면, 삶의 질을 유지하고 일상으로의 복귀도 충분히 가능한 질환입니다. 희귀질환에 대한 인식 확대와 정보 접근성이 높아지는 지금, 이러한 정보들이 더욱 많은 가족에게 희망이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