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33 운영의 ‘유연성’이 손실로 전환되는 순간 1. 유연함이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작은 타협 어떤 조직도 처음부터 원칙을 무너뜨리려는 의도로 운영을 시작하지 않는다. 오히려 대부분은 명확한 내부 기준과 절차를 갖추고 출발한다. 문제는 그 기준이 실제 현장의 복잡성을 모두 담아내지 못할 때 발생한다. 서류상 담보 비율은 적정하지만 위치가 애매하거나, 차주의 재무제표는 약하지만 실제 사업 흐름은 나쁘지 않아 보이는 경우처럼 애매한 상황이 등장한다. 이때 담당자는 규정을 기계적으로 적용하는 대신 상황을 고려한 결정을 내리고 싶어진다. 그 순간 유연성은 합리적 판단처럼 보인다. 처음의 타협은 아주 작다. 내부 한도를 약간 초과하거나, 상환 계획을 조금 완화하거나, 보완 서류를 사후에 받기로 약속하는 수준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위험해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경.. 2026. 2. 14. 판단이 개인에게 귀속될 때 발생하는 구조적 한계 1. 권한 집중이 만드는 판단 왜곡의 시작점 조직에서 판단이 개인에게 귀속된다는 것은 단순히 결재권이 한 사람에게 있다는 의미가 아니다. 그것은 정보의 해석권, 리스크의 정의권, 실패의 의미를 규정하는 권한까지 한 개인에게 집중되어 있다는 뜻이다. 특히 소규모 금융 조직이나 대부, NPL 실무 환경에서는 대표자 혹은 총괄 실무자의 판단이 곧 회사의 전략이 되는 경우가 많다. 초기에는 이것이 기동성으로 작용한다. 보고 단계가 짧고 승인 절차가 단순하므로 빠른 의사결정이 가능하다. 그러나 속도가 통제 장치를 대체하는 순간부터 구조적 한계는 시작된다.판단 권한이 한 사람에게 집중되면 조직은 그 사람의 경험과 성향을 기준으로 움직이게 된다. 데이터는 존재하지만 해석은 개인의 확신에 종속된다. 동일한 수치를 보고.. 2026. 2. 14. 위험을 통제하지 못하는 조직의 의사결정 패턴 1. 위험 신호를 무시하는 조직의 초기 판단 오류 위험을 통제하지 못하는 조직의 문제는 대개 “큰 사고”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오히려 사소하고 애매하며, 아직 숫자로 드러나지 않은 신호를 어떻게 해석했는가에서 갈린다. 소규모 대부업이나 NPL 조직에서는 특히 이 초기 단계의 판단이 치명적이다. 연체 가능성, 담보 가치 하락, 차주의 태도 변화 같은 신호는 분명 존재하지만, 조직은 이를 ‘아직 문제는 아니다’라는 말로 덮어버린다. 이때 위험은 제거되지 않고 해석만 유예된다. 문제는 이 유예가 반복될수록 위험이 ‘개별 사건’이 아니라 ‘조직의 전제’가 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한 건의 연체가 발생했을 때 이를 시스템 문제로 보지 않고 “이 차주만의 특수한 사정”으로 분류하는 순간, 조직은 스스로 통제 .. 2026. 2. 12. 실패를 기록하지 않으면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1. 기억 의존 운영 · 실패가 왜곡되는 출발점 실패를 기록하지 않는 조직에서 가장 먼저 벌어지는 일은 실패의 망각이 아니다. 실패의 왜곡이다. 소규모 대부업, NPL 실무 현장에서 사람들은 종종 이렇게 말한다. “그때는 어쩔 수 없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상황이 특수했다”, “다시 하면 다르게 할 수 있다”. 이 말들은 모두 틀리지 않았다. 문제는 이 말들이 기록이 없을 때만 반복적으로 등장한다는 점이다. 인간의 기억은 결과가 아니라 감정을 중심으로 재구성된다. 손실이 확정된 뒤 시간이 지나면, 실패의 원인은 외부 환경으로 이동하고, 자신의 판단은 점점 정당화된다. 기록이 없으면 실패는 더 이상 구체적인 사건이 아니라 “그런 일이 있었다”라는 흐릿한 인상으로만 남는다. 이 상태에서 실무자는 같은 .. 2026. 2. 12. 내부 기준 없이 운영하다 생긴 누적 손실 1. 내부 기준 부재 · 판단이 매번 새로 만들어지던 현장 “내부 기준 없이 운영한다”는 말은 겉으로 보면 유연함처럼 들린다. 상황에 맞춰 판단하고,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대응하며, 사람과 상황을 보고 결정하는 방식. 특히 소규모 대부업이나 NPL 실무 현장에서는 이 방식이 초기에 꽤 그럴듯해 보인다. 문서 하나 만들 시간에 차주 한 명 더 만나고, 기준표 하나 정리할 시간에 채권 하나 더 검토하는 게 더 생산적이라고 느껴지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유연함이 누적될수록 운영의 중심을 잠식한다는 점이다. 내부 기준이 없다는 것은 결국 “어제의 판단과 오늘의 판단이 연결되지 않는다”는 뜻이고, 이는 곧 경험이 쌓여도 조직의 판단력이 축적되지 않는 구조를 의미한다. 같은 연체 상황에서도 어떤 날은 기다리고, .. 2026. 2. 11. 리스크 분산을 하지 않았을 때의 실제 결과 1. 집중 투자 · 올인 전략이 만든 구조적 붕괴 리스크 분산을 하지 않았을 때의 결과는 단순히 “손실이 커졌다”라는 한 문장으로 요약되지 않는다. 소규모 대부업자, 특히 NPL 실무자에게 리스크 분산 실패는 한 건의 선택이 전체 사업 구조를 붕괴시키는 연쇄 반응의 시작점이 된다. 초기에는 오히려 합리적인 판단처럼 보인다. 자금 규모가 작기 때문에 여기저기 나누기보다는, “확실해 보이는 한 건”에 집중하는 것이 수익률을 높이는 길처럼 느껴진다. 문제는 이 확실함이 대부분 담보 평가, 채무자 태도, 법적 절차 가능성 중 일부만 보고 판단한 착시라는 점이다. 한 건에 자금의 30%, 40%, 심지어 50% 이상이 투입되는 순간, 해당 채권은 더 이상 여러 포트폴리오 중 하나가 아니라 사업의 중심축이 된다... 2026. 2. 11. 이전 1 2 3 4 ··· 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