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질병

파브리병(Fabry Disease): 유전성 희귀질환의 진단과 치료

zidan05 2025. 4. 6. 18:22

유전성 대사질환, 파브리병이란?


파브리병(Fabry Disease)은 체내 특정 효소인 **알파-갈락토시다제 A(alpha-galactosidase A)**의 결핍 또는 기능 저하로 인해 특정 지질(글로보트라이아오실세라마이드, Gb3)이 세포 내에 축적되며 발생하는 X-염색체 열성 유전 대사질환입니다. 주로 남성에게 발현되며, 여성은 보인자로서 증상이 약하거나 없는 경우가 많지만, 일부는 중증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파브리병은 전체 인구 중 약 4만~12만 명 중 1명꼴로 발생하며, 희귀질환으로 분류됩니다. 병의 원인은 유전자의 변이로 인해 효소가 제대로 생성되지 않거나, 비정상적으로 작동하는 데 있습니다. 효소 부족으로 인해 혈관, 심장, 신장, 신경계, 피부 등 전신의 다양한 조직에 병리적 변화가 생기며, 증상이 다양하고 비특이적이어서 조기 진단이 매우 어렵습니다.

소아기부터 증상이 시작되는 환자도 있으며, 주요 초기 증상으로는 사지 통증, 발한 감소, 위장장애, 고열, 심한 피로감 등이 있습니다. 이러한 증상은 일반적인 질환으로 오인되기 쉬우며, 따라서 진단까지 수년이 소요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파브리병은 진행성 질환으로 적절한 치료 없이 방치될 경우, 심부전, 신부전, 뇌졸중 등의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정확하고 빠른 진단이 핵심입니다.

 

파브리병의 증상과 임상 양상

 


파브리병은 다양한 기관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임상 증상이 매우 다양하며, 환자 개개인에 따라 나타나는 양상도 다릅니다. 가장 흔한 초기 증상은 **사지 말단부의 타는 듯한 통증(신경병증성 통증)**과 **발한 저하(무한증)**입니다. 특히 더운 날씨나 운동 후 몸이 식지 않거나, 발한이 전혀 되지 않아 열사병 위험이 높아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한, 소화기 문제(복통, 설사, 메스꺼움), 피부 병변(앙기오케라토마), 각막 혼탁 등 다양한 자율신경계 이상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질병이 진행되면 심장 질환으로 확장성 심근병증, 부정맥, 협심증 등이 나타나며, 신장기능 저하가 심해지면 말기신부전으로 투석이 필요해지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실제로 파브리병 환자의 약 50%는 50세 이전에 신부전으로 진행됩니다.

뇌혈관에도 영향을 미치며, 젊은 나이에 반복적인 허혈성 뇌졸중이나 일과성 허혈 발작(TIA)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로 인해 파브리병은 종종 청년기 뇌졸중의 원인 질환 중 하나로 고려됩니다. 심한 경우 환자는 40~50대에 심장 또는 신장 관련 합병증으로 생명을 위협받을 수 있으며, 여성 환자도 나이가 들수록 심장, 신장 기능 저하를 겪는 경우가 많아 세심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파브리병(Fabry Disease): 유전성 희귀질환의 진단과 치료

 

진단의 어려움과 최신 검사법
핵심 키워드: 효소 활성 검사, 유전자 분석, 조기 진단

 


파브리병의 진단은 비특이적인 초기 증상 때문에 지연되기 쉬우며, 질병을 인지하지 못한 채 다른 병명으로 오진받는 경우도 빈번합니다. 예를 들어, 신경병증성 통증은 단순 말초신경염으로, 위장 증상은 과민성 대장증후군 등으로 잘못 판단되기 쉽습니다. 때문에, 다기관 증상이 반복되거나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는 반드시 정밀 검사가 필요합니다.

진단의 핵심은 알파-갈락토시다제 A 효소 활성 검사입니다. 특히 남성의 경우, 이 효소의 결핍이 명확하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혈액 검사만으로도 진단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여성은 보인자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정확한 유전자 검사(DNA 분석)**가 병행되어야 합니다. 최근에는 드라이 블러드 스팟(DBS) 기술을 활용한 선별 검사도 가능해져, 선천성 신질환 환자군을 대상으로 한 신생아 선별 프로그램도 도입되고 있습니다.

진단이 확정되면, 질환의 진행 정도를 확인하기 위해 심장 초음파, MRI, 신장기능 검사, 뇌영상 촬영 등이 병행되며, 치료 계획 수립에 필수적인 정보로 활용됩니다. 빠른 진단은 곧 예후를 개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조기 치료를 통해 합병증 위험을 현저히 줄일 수 있습니다.

 

파브리병의 치료법과 미래 전망
핵심 키워드: 효소대체요법(ERT), 경구 치료제, 유전자 치료

 

파브리병은 완치가 어려운 질환이지만, 현재는 다양한 치료법을 통해 증상 완화와 진행 억제가 가능합니다. 대표적인 치료는 **효소대체요법(ERT, Enzyme Replacement Therapy)**으로, 부족한 효소를 정기적으로 주사 투여하여 체내 지질 축적을 막는 방식입니다. 2주 간격으로 정맥주사를 통해 효소를 투여하며, 대부분의 환자에게서 심장, 신장, 신경 증상 완화에 효과가 입증되었습니다.

최근에는 **경구용 약물 치료제(Chaperone Therapy)**인 미갈라스타트(Migalastat)가 개발되어, 특정 유전자 변이를 가진 환자들에게 새로운 대안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또한, 유전자 편집 기술을 활용한 유전자 치료(Gene Therapy) 연구도 활발히 진행 중으로, 단 한 번의 치료로도 지속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임상시험들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질병을 정확히 이해하고, 정기적인 추적 관찰과 합병증 예방을 위한 다학제적 치료 팀 구성입니다. 심장내과, 신장내과, 신경과, 유전학 전문가 등이 협업하여 최적의 맞춤 치료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환자와 가족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질병에 대한 지속적인 교육과 심리적 지원도 함께 제공되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