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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된 희귀질환자: 가정, 일, 치료의 균형 아버지이자 환자라는 이중 역할의 시작 희귀질환을 가진 남성이 아버지가 된다는 것은 생물학적 변화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가족의 울타리를 책임지는 전통적 역할에 대한 사회적 기대와 함께, 자신의 질병적 정체성을 동시에 수용해야 하는 이중 역할의 갈등이 시작된다. 많은 희귀질환 남성 환자들은 결혼과 출산 과정에서 유전적 전이 가능성, 경제적 부담, 육아 참여의 체력적 한계 등에 대해 깊은 고민을 안고 있다. 하지만 자녀가 태어나는 순간, 그는 기존의 ‘질병을 가진 환자’에서 ‘아버지라는 또 하나의 정체성’을 부여받게 되며, 이는 곧 감정적 책임감과 현실적 압박을 동반한다. 특히 “아픈 내가 좋은 아버지가 될 수 있을까?”라는 자기 의심은 일상생활과 치료 과정 전반에 스며들어 자기 효능감의 저하, 우울감, 가.. 2025. 5. 1.
희귀질환 환아의 형제자매는 어떤 감정을 겪을까? 소외된 가족 구성원: 형제자매의 존재가치와 정체성 혼란 희귀질환 아동을 둔 가정에서 형제자매는 종종 가족 내에서 가장 덜 주목받는 구성원이 됩니다. 부모의 시선은 대부분 환아의 생명과 건강, 치료 일정, 예후 관리에 집중되고, 이에 따라 건강한 자녀는 상대적으로 관심과 정서적 보살핌에서 소외되기 쉽습니다. 많은 형제자매들은 “나는 건강하니까 괜찮아야 한다”는 무언의 기대를 스스로에게 내면화하며, 감정을 표현하기보다는 억누르고 이해하는 방향으로 자신을 훈련합니다. 이 과정에서 자기 정체성에 혼란이 발생하고, 자존감이 저하되며, ‘사랑받지 못한다’는 인식이 뿌리내리게 됩니다. 또한 가정 내에서 형제자매는 비공식적인 ‘보조 보호자’의 역할을 맡는 경우가 많습니다. 부모가 병원이나 치료기관에 동행할 때 남겨진.. 2025. 4. 30.
장애인 등록기준에 미포함된 희귀질환: 제도 사각지대 사례 연구 장애인 등록제도의 개요와 희귀질환 환자의 위치 장애인 등록제도는 신체적, 정신적 장애를 가진 국민이 공식적으로 장애인으로 인정받아 복지 혜택, 의료 지원, 직업 재활, 교육 기회 등을 받을 수 있도록 설계된 국가 제도입니다. 한국에서는 「장애인복지법」에 따라 장애의 종류를 15개 유형으로 구분하고 있으며, 2019년부터는 기존의 등급제를 폐지하고 **장애 정도에 따른 '심한 장애'와 '심하지 않은 장애'**로 구분하는 시스템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 장애인 등록기준은 주로 **전통적인 장애 유형(지체장애, 시각장애, 청각장애, 지적장애 등)**을 중심으로 설정되어 있으며, 희귀질환으로 인해 일상 기능이 심각하게 제한되는 환자들은 이 기준 안에 명확히 포함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소수성,.. 2025. 4. 29.
희귀질환 등록제도의 한계와 개선 방향 희귀질환 등록제도의 필요성과 현재 운영 체계 희귀질환 등록제도(Rare Disease Registry)는 특정 질환을 가진 환자를 체계적으로 등록하고, 이들의 질병 이력, 치료 경과, 사회적 지원 상황 등을 데이터베이스화하여 의료 관리의 연속성, 연구 촉진, 정책 수립의 기초 자료로 활용하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세계보건기구(WHO)와 여러 국가들은 희귀질환 등록제를 다음과 같은 이유로 강조하고 있습니다: -희귀질환 환자 규모 및 질환별 유병률 파악 -치료 접근성, 의료 서비스 제공 현황 분석 -신약 개발 및 임상시험 설계 지원 -정책적 지원(의료비 지원, 복지 서비스) 기반 자료 확보 한국에서는 2001년부터 '희귀·난치성 질환자 산정특례 등록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질병관리청을 중심으로.. 2025. 4. 29.
희귀질환 정보 접근성, 디지털 플랫폼의 불균형 희귀질환 정보 접근성의 중요성과 현황 희귀질환은 전 세계적으로 약 7,000여 종에 이르며, 각각의 환자 수가 적어 의료계에서도 인식과 이해가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이유로 환자와 가족들은 질병을 처음 진단받는 순간부터 정보의 단절을 심각하게 경험하게 됩니다. 희귀질환 정보 접근성은 환자가 자신의 질병을 이해하고, 치료·관리 전략을 세우며, 사회적 지원체계에 접근하는 데 있어 가장 기본적인 권리이자 생존권과도 직결된 문제입니다. 최근에는 인터넷과 모바일 기술의 발전으로 다양한 디지털 정보 플랫폼이 등장하고 있으나, 여전히 희귀질환 영역에서는 정보 접근성의 격차가 심각합니다. 특히 한국에서는 공공기관 중심의 정보 제공이 매우 제한적이며, 환자 커뮤니티나 해외 사이트에 의존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2025. 4. 28.
희귀의약품 개발의 윤리, 특허, 가격 삼각 딜레마 희귀의약품 개발의 필연성과 사회적 책임 **희귀의약품(Orphan Drugs)**은 인구 대비 발병률이 매우 낮은 질환, 즉 희귀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개발된 의약품을 의미합니다.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으로는 대략 2,000명 중 1명 이하의 환자에게 발생하는 질병을 대상으로 하며, 실제로 전체 희귀질환은 7,000종이 넘고, 이로 인해 고통받는 환자는 전 세계적으로 수억 명에 이릅니다. 하지만 제약회사 입장에서는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은 경제적 수익성이 낮고 실패 위험이 높다는 이유로 우선순위에서 밀리기 쉬운 영역이었습니다. 이에 따라 각국 정부는 **희귀의약품법(Orphan Drug Act)**과 같은 정책을 통해 세제 혜택, 독점권 부여, 임상시험 지원 등을 제공하여 개발을 독려하고 있습니다. 희.. 2025. 4.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