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체성의 균열: 질병과 나 사이의 경계 청소년기는 인간이 자아를 확립해 나가는 결정적 시기다. 그러나 희귀질환을 가진 청소년은 이러한 시기에 질병이라는 외부의 현실과 내면의 변화가 충돌하며, 정체성의 균열을 경험하게 된다. 청소년 희귀질환자는 대개 또래와 다른 일상 루틴을 가진다. 병원 진료, 약물 복용, 제한된 운동, 면역력 관리 등은 일상의 자연스러운 흐름을 방해하고, 또래 친구들과의 관계를 단절시키는 요인이 된다. 이로 인해 아이는 ‘나는 평범하지 않다’는 자각을 하게 되며, ‘나는 누구인가’라는 자아 탐색에 혼란을 겪는다. 특히 외모에 영향을 주는 질환(예: 피부병, 근육이영양증, 신체 왜소증 등)은 또래 사이에서의 사회적 인정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 질병이 곧 자기 자신처럼 느껴지는 순간, 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