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같은 질병, 다른 세대: 유전이 남긴 가족의 패턴 경북의 한 시골 마을. 63세의 아버지와 35세 아들, 그리고 손녀까지 세 사람이 한 집에 살고 있다. 이들 모두 ‘샤르코-마리-투스병(CMT)’이라는 유전성 말초신경 질환을 앓고 있다. 손끝과 발끝의 감각이 무뎌지고, 점차 근력이 약해지는 진행성 질환이다. 아버지가 처음 증상을 느낀 건 20대 후반이었지만, “좀 무딘 편” 정도로 넘겼다. 진단을 받은 건 50대 중반이 되어서야였다. 아들 역시 초등학교 시절부터 자주 넘어지거나, 실내화 끈을 묶는 데 어려움을 겪었지만, “성장통이겠지”라는 부모의 말로 무시되었다. 정식 진단은 성인이 되어 증상이 급격히 진행된 후였다. 손녀 역시 유전 검사를 통해 같은 병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확인되었고, 이 가족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