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규모 대부업·NPL 실무자의 실패 기록 아카이브14 “다음 달에 꼭 갚겠습니다”를 믿은 대가 1. “다음 달에 꼭 갚겠습니다”라는 말이 처음 들린 순간 연체 실무를 하다 보면 반드시 마주하게 되는 문장이 있다. “다음 달에 꼭 갚겠습니다.” 이 말은 공격적이지도 않고, 회피처럼 들리지도 않는다. 오히려 책임을 인식하고 있고 상황을 해결하려는 의지가 담긴 표현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많은 소규모 대부업 실무자들이 이 말을 연체의 시작이 아닌, 정상 상환 과정의 일시적 흔들림으로 받아들인다. 나 역시 그랬다. 이 말이 가진 위험성을 인식하지 못한 채, 상황을 조금 더 지켜보는 쪽을 선택했다. 그러나 지금 돌아보면 이 문장은 매우 분명한 신호였다. ‘다음 달’이라는 시간 표현은 곧 현재 시점에서는 상환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우회적으로 인정하는 표현이다. 채무자는 이미 자금 흐름에 문제가 생겼고, 그 .. 2026. 1. 30. 연체가 시작됐을 때, 왜 나는 너무 늦게 움직였을까 1. 연체 초기 대응 실패의 시작 ― 연체 징후를 과소평가한 판단연체가 시작되는 순간은 대부분 극적이지 않다. 전화가 끊기거나 잠적하는 일은 드물고, 오히려 매우 일상적인 형태로 시작된다. “이번 달은 자금 흐름이 조금 꼬였다”, “다음 주에 큰 입금이 있다” 같은 말은 수없이 들어온다. 문제는 이 시점을 연체가 아니라 단순한 상환 지연으로 인식해버리는 데 있다. 나 역시 그랬다. 계약서상 상환일이 지났음에도 ‘며칠 정도는 괜찮다’는 안일한 판단을 했고, 그 판단이 이후 모든 실패의 출발점이 되었다.소규모 대부업이나 NPL 실무에서는 연체 1일 차와 30일 차의 의미가 완전히 다르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이 차이를 체감하지 못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아직 손실이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계좌에 돈이 안.. 2026. 1. 29. 이전 1 2 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