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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질병

한국형 GM2 강글리오시드증 환자의 희귀 변이 보고서

by zidan05 2025. 4. 21.

GM2 강글리오시드증 개요 — 효소 결핍으로 인한 신경 퇴행성 질환

**GM2 강글리오시드증(GM2 gangliosidosis)**은 인간의 중추신경계에서 GM2 ganglioside라는 특정 지질이 효소 결핍으로 분해되지 않고 축적됨으로써 발생하는 치명적인 신경 퇴행성 유전질환입니다. 이 질환은 리소좀 내에서 GM2를 분해하는 데 필요한 헥소사미니다제 A(HEXA) 또는 헥소사미니다제 B(HEXB) 효소의 활성이 부족하거나 결여된 상태에서 발병합니다.

GM2 강글리오시드증은 크게 세 가지로 구분됩니다:

*테이삭스병(Tay-Sachs disease): HEXA 결손

*세이병(Sandhoff disease): HEXA와 HEXB 동시 결손

*GM2 활성화 단백질 결손형(AB variant): GM2A 결손

해외에서는 특히 유대인, 케이준, 아일랜드계 인구에서 HEXA 관련 돌연변이가 잘 알려져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출산 전 선별 검사 및 유전자 보인자 검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 인구에서는 유전자 변이 데이터가 극히 제한적이며, 각 국가별로 고유한 변이가 존재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국형 GM2 강글리오시드증 환자군의 유전적 특성 및 희귀 변이 발굴은 향후 진단 정확도와 치료 접근성 향상에 중요한 단서가 됩니다. 이에 따라 최근 국내 대학병원과 유전체 분석 기관을 중심으로 NGS 기반의 유전 변이 보고 사례가 하나둘씩 발표되기 시작했습니다.


국내 환자 사례 개요 — 전형적 증상과 비전형적 발현의 이중성

최근 보고된 국내 GM2 강글리오시드증 환자군 분석 결과에 따르면, 한국 환자들 역시 전형적인 임상양상과 일부 비전형적 발현이 혼재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생후 6개월 전후로 발달 지연, 근긴장 저하, 청력 감소가 나타나며, 점차적으로 시력 소실, 간질, 연하곤란, 호흡 부전 등의 증상이 진행됩니다.

대부분의 영아형 환자에서는 안저검사상 cherry-red spot이 명확히 관찰되며, 이는 테이삭스병 진단의 대표적 임상 지표로 여겨집니다. 하지만 일부 한국 환자에게서는 이 소견이 비전형적으로 결여되어 있어, 초기 진단 시 시각적인 단서만으로는 정확한 판단이 어려운 경우도 있었습니다.

또한, 일부 성인형 또는 청소년기 발병 환자에게서는 근위축, 정신과적 증상, 운동실행 장애 등의 형태로 발현되어 파킨슨병 또는 정신질환으로 오인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러한 발현 양상의 다양성은 동일한 유전자 변이라도 표현형이 인종과 환경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특히 청각 이상은 기존 서양 문헌에서 중요하게 다뤄지지 않은 증상임에도, 국내 사례에서는 조기 청각 소실이 반복적으로 보고되어, 한국형 GM2 발병 양상의 특이성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한국인에서 발견된 GM2 유전자 희귀 변이

국내에서 확인된 GM2 강글리오시드증 환자의 유전자 분석 결과, **기존의 서구 중심 유전자 데이터베이스에는 보고되지 않았던 ‘신규 희귀 변이(novel variant)’**가 다수 포함되어 있음이 밝혀졌습니다. 이들 변이는 HEXA 또는 HEXB 유전자에서 확인되며, 대다수는 missense mutation(점돌연변이) 형태로 나타났습니다.

예를 들어, 2021년 발표된 국내 사례에서는 HEXA 유전자의 c.571G>A(p.E191K) 변이와 HEXB 유전자의 c.913G>T(p.G305C) 변이가 복합적으로 나타난 세이병 환자가 보고되었습니다. 이들 변이는 유럽, 북미 지역에서 보고된 데이터베이스에 포함되지 않은 한국 특이 변이로, 국내 보인자 선별의 중요성을 환기시키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또한 최근 NGS 기반 유전체 해독 프로젝트를 통해 HEXB 유전자의 인트론 내 스플라이싱 부위(splicing site) 변이가 발견되었으며, 해당 변이는 **전사체 분석(RNA sequencing)**을 통해 이상한 exon skipping 현상을 유발한다는 사실도 확인되었습니다.

이러한 희귀 변이들은 대부분 기능적 연구가 부족하여 ‘의미불명 변이(VUS)’로 분류되지만, 임상 표현형 및 가족력, 생화학적 검사와 결합해 해석함으로써 **병적 가능성(pathogenicity)**을 점차적으로 규명할 수 있습니다.

국내 환자군의 변이 데이터를 축적하고 공개된 변이 라이브러리를 구축하는 것은, 한국형 보인자 스크리닝 프로그램의 근거가 되며, 유전상담의 정확도 향상에도 기여합니다.

한국형 GM2 강글리오시드증 환자의 희귀 변이 보고서


진단 환경의 변화와 조기검진의 필요성

 

과거에는 GM2 강글리오시드증이 임상 증상이 발현된 이후에야 진단되었지만, 최근에는 차세대염기서열분석(NGS) 기반 유전자 패널 검사가 활성화되면서 조기 진단 및 가족 단위 유전자 확인이 가능해졌습니다.

국내 일부 대형 병원에서는 소아 신경 퇴행성 증상 환자를 대상으로 리소좀 축적질환, 대사성 질환, 유전성 간질 패널을 적용해 빠르게 유전적 원인을 추적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GM2 관련 유전자 변이가 확인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또한, 2023년부터 일부 GM2 환자가 희귀질환 산정특례 대상으로 인정되어, 유전자 검사 및 진단 비용에 대한 지원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신생아 선별검사 항목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아, 대부분 증상 발현 후 진단이 이루어진다는 구조적 한계가 존재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제기되는 것은 고위험 가족에 대한 유전자 선별검사 확대와 특정 민족 집단이나 지역 기반 보인자 스크리닝 체계 구축입니다. 한국형 GM2 변이 데이터가 축적될수록, 산전 진단 및 보인자 검사의 정확도와 실효성도 크게 향상될 수 있습니다.


향후 연구 방향과 유전상담의 표준화 필요성

 

GM2 강글리오시드증은 치료법 개발이 활발히 진행 중인 희귀질환 중 하나이며, 특히 유전자 치료(AAV vector 기반), 효소 보충요법, 샤페론 치료제 등의 임상시험이 국제적으로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치료들이 한국 환자에게도 적용되기 위해서는, 국내 환자의 유전형과 표현형에 대한 체계적인 데이터베이스 구축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국가 단위 GM2 희귀 변이 등록 시스템 구축

보건당국 및 유전학회 중심의 보인자 검사 권고안 제정

지역 사회 기반 유전자 상담소 활성화

다학제 팀 기반의 임상 및 기능분석 연계 연구

특히 희귀 변이가 다수 존재하는 한국 환자의 경우, **단순 유전자 진단을 넘어 기능적 해석(전사체, 단백질 분석 포함)**까지 병행되어야 하며, 이를 위한 국가 임상유전체센터 수준의 전문 기관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또한 유전자 검사를 받은 가족에게 정확한 해석을 바탕으로 한 유전상담과 재생산 선택에 대한 정보 제공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전문 상담인력 양성과 가이드라인 마련이 병행되어야 합니다.